읽다 / 김영하 / 문학동네
어떤 책에서 말하기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은
'책에 관한 책'이라고 해요.
사실 이 3부작의 전작이었던 『말하다』는 조금 싱거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이 책은 읽는 내내 신이 나서 읽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로 말해주는데
누가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3부작이 완결되었으니
적당한 때를 잡아 이 세권을 연달아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빨리 작가님의 다음 소설을 읽고 싶다는 욕심이 있고요.
16쪽
어떤 이들은 고전이 진부할 것이라 지레짐작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오래 살아남은 고전은 처음부터 나름의 방식으로 새로웠는데 지금 읽어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다시 말해 지금 읽어도 새로운 것은 쓰인 당시에도 새로웠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전이라고 해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 역시 당대의 진부함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고전은 당대의 뭇 책들과 놀랍도록 달랐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그렇기에 진부함과는 정반대에 서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낡거나 진부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책들은 살아남았고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고 후대로 전승되었을 겁니다.
29쪽
독서는 왜 하는가? 세상에는 많은 답이 나와 있습니다. 저 역시 여러 이유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서는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휴브리스)과의 투쟁일 겁니다.
104쪽
한 편의 소설을 읽으면 하나의 얇은 세계가 우리 내면에 겹쳐집니다. 저는 인간의 내면이란 크레페 케이크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상이라는 무미건조한 세계 위에 독서와 같은 정신적 경험들이 차곡차곡 겹을 이루며 쌓이면서 개개인마다 고유한 내면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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