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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헨리 라이크로프트 수상록 헨리 라이크로프트 수상록 | 조지 기싱 지음 | 은행나무 아마 기억이 정확하다면, 이 책을 잡지 '책'에서 보고 리스트업해두었을 것이다. 부제로 적혀있는 '우아한 나이듦의 품격'이라는 말이 너무나 매혹적이고 표지 또한 고상했으니 이 책을 읽지 않을 이유가 조금도 없지 않은가!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조지 기싱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고(지금도 잘 모르겠다는 게 함정) 대체 헨리 라이크로프트는 누구인가, 싶어서 한참 방황하다가 역자후기를 먼저 읽게 되었는데 -역자후기는 평소에 거의 읽지 않는데, 그정도로 간절했다- 초반에 몇 문단을 읽고 마음을 한 줌 내려놓고 다시 독서에 집중할 수 있었다. 후반으로 갈 수록 그 흥미가 조금 떨어진 것은 사실이었지만 자연을 사랑하고 먹고사니즘을 고민하고 무엇보다 문.. 더보기
지적자본론 지적자본론 / 마스다 무네아키 / 민음사 지난 해 매거진 B의 츠타야 서점편을 보고 관심을 갖고 있다가 이 책까지 구입하게 되었다.신간의 홍수 속에 쌓여있다가아 좀 가볍고 명쾌한 책을 읽고 싶다! 란 생각이 들어서며칠 반에 한 챕터씩 출근길에 휘리릭- 읽었다. 기획이란 걸 하면서 먹고 사는 지금의 처지에힘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고. 말로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조언일테지만그것을 멋지게 -문화적으로!- 해낸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자극이 되었다.단순하게 생각하고 생각의 출발점을 다르게 둬보는 것.나도 어떻게든 적용해보리라, 다짐하면서. 꿈을 이룬다는 의미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자유입니다. 회사에서의 자유를, 취업 규정이 없는 것이라거나 복장이 편한 것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 더보기
세상을 여행하는 방랑자를 위한 안내서 세상을 여행하는 방랑자를 위한 안내서 / 김현철 / 마호 직관적이면서 단순하다.그것은 즉, 명쾌하다는 말. 이 책을 읽으면서도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의 상태라면당신에게 필요한 힐링은'책 정도가 아닌 것이다. 음, 그러면 좋겠다.이 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주변인에게내가 갖고 싶은 책을 한 권 사달라고 하고,그에게 이 책을 주는 것이다. 선물받는 것보다스스로 선택한 책일 때훨씬 값어치있는 책이라고 느껴지니까. 다른 이들의 말에 내 주관이 좌지우지되면결국 수치심에서 헤어나기 어려워진다.귀耳와 마음心이 너무 바짝 붙어있으면결국 부끄러움과 창피함(恥: 부끄러울 치)의노예가 될 뿐이다. 행복1. 상처, 후회, 우울, 절망, 애도, 슬픔을 모두 포용하는 것. 2. 흐리고 비 오는 날도눈이 부시도.. 더보기
읽다 읽다 / 김영하 / 문학동네 어떤 책에서 말하기를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은'책에 관한 책'이라고 해요. 사실 이 3부작의 전작이었던 『말하다』는 조금 싱거운 마음으로 읽었는데이 책은 읽는 내내 신이 나서 읽었어요.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로 말해주는데누가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3부작이 완결되었으니적당한 때를 잡아 이 세권을 연달아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그리고 빨리 작가님의 다음 소설을 읽고 싶다는 욕심이 있고요. 16쪽어떤 이들은 고전이 진부할 것이라 지레짐작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오래 살아남은 고전은 처음부터 나름의 방식으로 새로웠는데 지금 읽어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다시 말해 지금 읽어도 새로운 것은 쓰인 당시에도 새로웠을 것입니다... 더보기
2015년의 책들 장강명, 이석원, 윤이형으로 기억하고 싶은 2015년의 독서썼던 리뷰들을 한군데 정리하고, 아직 정리하지 못한 감상들을 좀 더 잘 정리해두기 위한 리스트 업.2016년에는 좀 더 감상이 잘 정리된 글들을 남겨두겠다는 다짐. 사진은 첫눈에 반해버린 런던의 서점 다운트 북스.저 멀리 보이는 친절한 서점 오빠야 때문만은 아니고(...)오픈 시간에 맞춰 첫 손님으로 들어가서 필요 이상의 시간을 소비하고,귀여운 책을 잔뜩 사서 나왔다.이번 런던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 중 하나였다. 1월1. 건지감자껍질파이 북클럽2. 소설가의 일3.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2월4.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5. 겨울일기6. 먹는 존재 1,27. 너라는 우주에 나를 부치다 3월8. 변신, 시골의사9.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10.. 더보기
사랑이라니, 선영아 사랑이라니, 선영아 / 김연수 / 문학동네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정확히 말하면 내가 김연수 작가를 좋아하지만그의 글을 잘 읽는 편은 아니었을 때이 책을 읽었다면분명히 지금처럼 재미있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순간에 시덥잖아 낄낄 거렸고어떤 때에는 나보다 서너번은 더 연애해본, 신입생 시절에 멋지게 보였던 선배같기도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더없이 진중한 소설가로서의 면목이 빛나는 소설.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에사랑에 대해서 깊고 넓고 또한 가볍고 유쾌하게-추한 부분도 너무 밉지 않게 그리고 있어서작가의 말대로, 그의 팬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즐거운 책이었다. 그런데 책갈피해놓은 페이지들을 정리하다보니,소설책이 아니라 사랑에 관한 실용서를 읽은 것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네. 읽을 때는 전혀, 그렇게 생각지 못했는.. 더보기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 김종옥 소설 / 문학동네 여행의 동반자,두 권의 책 중 하나. 그러나 단단히 잘 못 선택했다.좋은 책이 아니었다는 것이 아니라,다소 서늘해진 날씨에, 지친 마음으로 떠난 여행의 분위기가 되어주기엔조금 냉정하고 쌀쌀맞은 책이었달까. 나는 마땅히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마치 그녀와 헤어지던 날 같다. 우리가 서로에게 꼭 해야 할 말 같은 건 없는 것이다. 다음번이 없을 때, 말이란 언제나 무용해진다. - 그녀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아무리 느긋하게 맘을 먹고 헤매기로 작정을 했다 해도, 막상 길 위에서 내가 어디에 있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가야하는 건지 알 수 없어지면 그 모든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은 아무 소용이.. 더보기
제인 에어 제인 에어 / 샬롯 브론테 / 민음사 학부시절, 전공 수업 시간에 부분 부분 읽어본 적은 있었지만이 두꺼운 책을 완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갑자기 왠 고전바람이 분 것은 아니고런던 여행을 앞두고 공연 정보를 찾아보다가National Theatre에서 가 연극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부랴부랴 예매를 해두고는(예매 결제 단계에서 계속 오류가 나서 전화 예매를 했는데 친절하고 상냥했다.)대사를 100% 못알아들을 것이 분명하니예습하는 마음으로 읽어본 것이었다. 고전다운 전개였으나제인 에어는 사랑엔 맹목적이면서도 분명 자신의 마음 속에 불길을 꺼트리지 않는 여성이었고어쩌면 학부시절이 아니라 지금 읽게 된 것이 훨씬 감동을 느끼기엔 적합했던 것 같다.그래서 런던에서 가장 좋아하는 뮤지엄인 NPG의 사랑하는 .. 더보기
A가 X에게 A가 X에게 - 편지로 씌어진 소설 / 존 버거 / 열화당 이 책을 내게 추천해준 이가 누구였을까.당장에 찾아가 큰 절을 해도 모자란데. 어쩐 일인지 내 책이 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린 책이었다.주문 후에도 배송까지 1주일을 기다렸고.그러나 그 기다림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 이 책은 제목처럼,A가 X에게 보낸 편지로 씌어진 소설이다. 폐쇄된 옛 교도소 73호 감방의 벽에 붙어있던 빈 말보로 담배 상자,그 중 세 개의 칸에서 편지 뭉치가 발견되었다.테러리스트 단체를 결성한 혐의로 이중종신형을 선고 받았던 한 남자에게그의 연인이 보낸 편지들이었다.딱히 시간 순서대로 묶여있지 않은 것들을 작가의 생각에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배치하여 정리한 이 책은애절하고도 담담하며 정의에 가득 차 있고, 때로는 사.. 더보기
더 랍스터 딱히 어떤 장면을 만들어 내는게 아닌데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긴장된다. 스트링의 효과적인 사용, 화려함이 조금도 묻어나지 않는 색감. 사랑을 말하는 영화가 이래도 되는 걸까. 부인에게 다른 사람이 생기자 자신의 천생연분을 찾아 도시를 떠나 호텔로 오게 된 남자가 있다. 짝을 찾는 일에 다소 무심해보이던 그도 체류기간이 점점 줄어들자 자신이 아닌 어떤 사람인 척을 해서 짝을 찾게 되고, 이 거짓말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그런 그가 다음에 정착하게 된 곳은 숲. 여기선 다른 이에게 수작을 부려서는 안되고 함께 춤을 춰서도 안되기에 그들은 일렉트로닉만 듣는다고. 그러나 운명의 장난이란- 첫 눈에 알아볼 수있는 그런 짝을 만나게 되고 그들만의 금지된, 비밀스런 사랑은 각자에게 비견할 수없는 슬픔을 만들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