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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 김종옥 소설 / 문학동네 여행의 동반자,두 권의 책 중 하나. 그러나 단단히 잘 못 선택했다.좋은 책이 아니었다는 것이 아니라,다소 서늘해진 날씨에, 지친 마음으로 떠난 여행의 분위기가 되어주기엔조금 냉정하고 쌀쌀맞은 책이었달까. 나는 마땅히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마치 그녀와 헤어지던 날 같다. 우리가 서로에게 꼭 해야 할 말 같은 건 없는 것이다. 다음번이 없을 때, 말이란 언제나 무용해진다. - 그녀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아무리 느긋하게 맘을 먹고 헤매기로 작정을 했다 해도, 막상 길 위에서 내가 어디에 있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가야하는 건지 알 수 없어지면 그 모든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은 아무 소용이.. 더보기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장강명 / 문학동네 아아,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좋을까.오늘 아침 출근길에 이 책을 다 읽었다.아니, 그렇게 말하기에는 사실 그냥 한번에 깔끔하게 다 읽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젯밤 11시쯤, 역시나 이 책을 읽으며 귀가하던 나는 '세상에'라고 메모했다.작가의 다른 책을 먼저, 가볍고 유쾌하게 읽었던터라이 책도 별 다른 염려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100페이지도 못 가서 그 철없음을 후회했고 깜짝 놀라서는허리를 세우고 제대로 앉아 이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출근 길 지하철에서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을 읽고 나서는 빨리 책의 끝까지 읽고, 다시 읽고싶다! 고 생각했다.이런 생각을 준 책은 작년, 한강 작가의 『소년이 왔다』 이후로는 처음이라매우 반가웠고, .. 더보기
눈먼 자들의 국가 눈먼 자들의 국가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어제 업무 중에 SNS 알림창으로102일 만에 세월호 희생자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보고심장이 쿵- 했다. 배를 인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뉴스에많은 댓글들이 남의 일을 바라보는 입장으로 쉽게 손가락을 놀렸는데그들이 이렇게 빨리 포기해버린 것에 대해서 꾸짖기라도하듯오랫동안 기다렸던 희생자가 발견된 것이다. 눈먼 자들의 국가.이 책의 소식을 접했을 때 필진에 상관없이 읽어야겠다, 했다.계간지를 챙겨보지 않아서 이런 글이 게재되고 있는 줄도 몰랐다.아마 조금 부지런하고 성실한 독자였다면여름, 가을호를 챙겨봤을지도 모르겠다. 필진이 소설가, 시인을 포함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다보니글의 결들이 모두 제각각이긴하다.어떤 작가의 글은 중간까지 읽다가 책장.. 더보기
- 문학계의 호갱으로서, 이런 이벤트를 그냥 넘어갈 순 없지. 최근 문학동네에서 신간이 발간된 코엘로, 안토니오 타부키, 알랭 드 보통의 이름이 새겨진 투명보틀을 증정하는 행사 안내를문학동네 페북에서 보자마자 교보문고로 직행!(교보문고 이벤트 페이지 바로 가기) 문학동네 이벤트 도서를 25,000원 이상 구매하면 세 작가의 보틀을 랜덤으로 증정하는 행사인데,이들의 신작 뿐 아니라 마종기&루시드폴의 두번째 서간집이나 이병률 작가의 에세이도 이벤트 도서로 잡혀 있어서그 가격을 채우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닐 듯. 어제 오후에 이벤트 안내보고 바로 주문했는데저녁에 발송하더니 오늘 점심시간에 띡 도착했다. 이벤트 도서 중에서는 친구가 엄청 좋아하는 코엘료 아저씨의 - 연금술사 이후로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제.. 더보기
6인의 용의자 6인의 용의자 / 비카스 스와루프 / 문학동네 페북 100권 그룹에서 누군가 올려놓은 글에'역시 재미있다' 이 한 줄에 끌려서 바로 구입했다. 생각보다 두께가 좀 있는데,용의작 6명이나 되다보니 짧을 수가 없겠지. 한 관료의 아들, 재벌이자 악명높은 문제아가 어느 날 살해당하고그의 아버지를 포함한 6명의 용의자가 있다.이들은 그 날 그 시간 그 장소에 '왜 총을 갖고 있는지 모를' 사람들인데이 여섯명의 이야기를 제법 오래전 이야기부터 지루하지 않게 풀어낸다. 등장인물의 이름을 엄청 못 외우기때문에- 6명을 어떻게 구분하지, 걱정했었는데그들 개개인의 이야기가 워낙 개성으로 돋보여서이름으로 그들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그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여서 대화하는 일도 마지막에나 몇장이고. 6명의 각기 다른 나라, 위.. 더보기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제 어떤 상을 받았다고 해서 소설을 읽는 건 이상문학상 말고는 모두 내려놓은 상태지만 황정은 작가를 너무 좋아하는 친구때문에어디 한번만 더 믿어볼까- 하고 구입했다.(최근 그녀의 소설을 반도 못읽고 되판 기억이 있음) 7편의 소설과 수상소감, 그리고 7편의 젊은 비평가들의 글이 담겨져 있는 구성이 좋았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사회적 문제에 당면해있는 젊은 작가/비평가들의 글을 두루두루 읽을 수 있다니. 등단한지 10년 이내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하다보니, 이번에 등단한 작가도 있다. 파릇파릇 이라는 단어보다는 화르륵, 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만큼 한문장 한문장 공들여 쓴 티가 나는 소설이었다. 생각없이 읽다보니 두편의 소설이 이상문학상 수상집과 겹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내가 이상수상집.. 더보기